김선기
2023년 1월 18일 ~ 1월 31일
[대관전시]
〈Covered Woodland〉
나는 엔트로피적 특성ー붕괴, 해체, 혼재하며, 비중심적으로 무정형화・
무차이화로 드러나는ー에 기초하여, 회화적 방법론을 제안하고, 실험한다.
일상에서 특이적 조형성을 포착하고 수집하여,
드로잉을 통한 가공단계를 거친 후, 캔버스 위에서 편집, 조합하는 것이다.
이렇게 제작된 풍경 시리즈가〈Combined Scene〉이다.
〈Covered Woodland〉에서는 본인과 동시대를 둘러싸고,
덮고 있는 것들에 대해 고찰하며 조형하는데, 전작의 기조보다
초점의 범위를 조금 더 제한시킨다.
제목의 ‘woodland’는 숲, 삼림을 일컫는 동시에, 1980년대 미군
BDU의 위장패턴 명칭이기도 하다.
(국군에서는 이 패턴을 수입,개량하여 2010년대 초기까지 생산하고, 장병들에게 지급하였다.)
이는 병영 생활에서 비롯한 본인의 ‘한국적 사회화 과정’에 대한 상징이자, 계(界)에 대한 재인식 계기로 작동한다.
본래 의미로의‘woodland’, ‘산’은 본인에게 애착과 동경의 존재이자,
회화에서 ‘기초적 조형성’으로서 역할한다. 주로황원, 초원,
삼림과 각양각색의 기암괴석을 그리고, 이와 상반된 조형성,
건축 구조물과 장비들을 한 화면에 배치시켜 덮는다.
그리드・체크 프레이밍(framing)으로 수직적 막을 씌우는 것이다.
동시대를 덮는 것들은 사회를 구성하는 각 층위에서 다양하게,
점진적으로 증가한다.
우리는 인권 뿐 아니라, 언어, 예의・예절, 도덕,
철학이 결여・상실된 사회를 살고있다.
또한 수많은 재해, 재난과 끝없는 내전을 목도하고, 관망한다.
현상을 숨기고, 위기를 감춤으로써
엔트로피적 평형상태를지연시키려 하는 것이다.
나는 계에 대한 이해 방식의 하나로 재현의 과제를 수행하고, 본 전시에 ‘덮힌
풍경’을 제시함으로써 시대적 상황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서문 중